DEMO blogZ 데모 · 매일 새벽 4시 초기화 demo 계정으로 로그인하면 블로그 주인이 되어 글쓰기 · 관리 화면을 써 볼 수 있습니다

천천히 걸으며 찍고 쓰는 여행 · 사진 에세이

산책 일기계절을 걷다 · 1편

벚꽃 아래에서는 걸음이 저절로 느려진다

계절을 걷다, 봄 편. 동네 하천길 3.2킬로미터

윤서 1분 읽기

일 년에 네 번, 같은 길을 걷기로 했다. 집에서 나와 하천을 따라 다음 다리까지 가는 3.2킬로미터. 평소라면 사십 분이면 끝나는 거리지만 봄에는 한 시간 반이 걸렸다. 벚꽃이 걸음을 붙잡았기 때문이다.

출발은 아침 일곱 시

꽃길은 해가 높아지면 사람으로 가득 찬다. 그래서 일곱 시에 나섰다. 공기는 아직 차고, 강아지와 산책하는 이웃 몇 명과 자전거 출근족 정도만 지나간다. 이 시간의 벚꽃은 빛을 옆에서 받아서 꽃잎 가장자리가 투명하게 빛난다.

하천 둑 위 첫 번째 나무. 해마다 가장 먼저 핀다.
하천 둑 위 첫 번째 나무. 해마다 가장 먼저 핀다.

걷다가 멈춘 곳들

  1. 둑길이 꺾이는 곳의 오래된 벚나무. 가지가 물 쪽으로 낮게 늘어져 있다.
  2. 징검다리. 건너편에서 보면 꽃 터널이 한눈에 들어온다.
  3. 다리 밑 그늘. 떨어진 꽃잎이 물 위에 모여 천천히 돈다.

봄은 걷는 속도로만 볼 수 있는 계절이다. 차창 밖 봄은 늘 흐릿하다.

산책 노트에서

다음 계절에 확인할 것

  • 같은 자리에서 같은 구도로 한 장씩 남기기
  • 여름 새벽의 물안개가 이 구간에도 생기는지
  • 가을 단풍이 드는 나무 세어 보기

돌아오는 길에 빵집에 들러 소금빵 두 개를 샀다. 봄 산책의 마무리로 이만한 게 없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