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천천히 걸으며 찍고 쓰는 여행 · 사진 에세이

산책 일기계절을 걷다 · 2편

여름 새벽, 호숫가에서 안개가 걷히기를 기다리며

계절을 걷다, 여름 편

윤서 1분 읽기

여름의 같은 길은 새벽 다섯 시에 걸어야 한다. 한낮에는 둑길에 그늘이 없어서 걷는 게 아니라 버티는 일이 된다. 하천이 흘러드는 작은 호수까지 걸음을 늘렸다.

다섯 시 사십 분, 안개가 막 걷히기 시작한 호수
다섯 시 사십 분, 안개가 막 걷히기 시작한 호수

안개가 걷히는 순서

안개는 한꺼번에 사라지지 않는다. 먼저 먼 숲의 윤곽이 드러나고, 그다음 물가의 갈대, 마지막으로 수면이 보인다. 그 사이 이십 분 동안 세 번 셔터를 눌렀다.

시각보이는 것노출
05:20안개뿐, 윤곽 없음1/60 · f4
05:35먼 숲 능선1/125 · f5.6
05:42물가와 수면 반사1/250 · f8

여름 새벽 산책에는 얇은 겉옷을 챙기세요. 물가는 해 뜨기 전 기온이 생각보다 낮습니다.

돌아오는 길

해가 뜨자마자 매미가 울기 시작했다. 봄에 꽃잎이 모여 돌던 다리 밑에는 이제 청둥오리 가족이 산다. 새끼가 다섯 마리였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