여름의 같은 길은 새벽 다섯 시에 걸어야 한다. 한낮에는 둑길에 그늘이 없어서 걷는 게 아니라 버티는 일이 된다. 하천이 흘러드는 작은 호수까지 걸음을 늘렸다.

안개가 걷히는 순서
안개는 한꺼번에 사라지지 않는다. 먼저 먼 숲의 윤곽이 드러나고, 그다음 물가의 갈대, 마지막으로 수면이 보인다. 그 사이 이십 분 동안 세 번 셔터를 눌렀다.
| 시각 | 보이는 것 | 노출 |
|---|---|---|
| 05:20 | 안개뿐, 윤곽 없음 | 1/60 · f4 |
| 05:35 | 먼 숲 능선 | 1/125 · f5.6 |
| 05:42 | 물가와 수면 반사 | 1/250 · f8 |
여름 새벽 산책에는 얇은 겉옷을 챙기세요. 물가는 해 뜨기 전 기온이 생각보다 낮습니다.
돌아오는 길
해가 뜨자마자 매미가 울기 시작했다. 봄에 꽃잎이 모여 돌던 다리 밑에는 이제 청둥오리 가족이 산다. 새끼가 다섯 마리였다.
느린 산책자